우리는 아무것도 배운 것이 없다

여전히 슬프다. 학생들은 추운 바다에서 떨고 있고, 또 죽어가고 있다. 우리는 수많은 방법을 동원해서, 어떻게든 한 사람이라도 더 구하려고 하지만, 인간의 힘이 미약하고 온전하지 못해 아이들을 배 밖으로, 뭍으로 끌어오지 못하고 있다. 아마 우리가 알고 있는 거의 모든 방법이 동원되고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은 가고, 해는 야속하게 뜨고 지기를 반복하며, 만조와 간조는 어제와 다름 없이 이어지고 있다.

선장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선장이 배를 버리고 먼저 도망쳤다. 선장이 도망나와서 온돌에 젖은 돈을 말리고 있었다. 사고 당시 선장은 침실에 있었다. 이런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우리는 분노할 이유가 있다. 우리에게 주어진 객관적인 사실만으로도 한 개인에 대해 얼마든지 손가락질 할 수 있다. 천명의 목숨을 책임져야 하는 선장이 어떻게 저럴 수 있냐고 분노하고 있다. 나도 그 분노하는 한 사람이고, 나 역시도 그 선장의 되지도 않는, 어제 저녁 인터뷰 같은 변명을 내 앞에서 늘어놓는다면 스스로 범법자가 될 각오를 할 수 있다. 그는 최하의, 억겁이 지나도 용서받을 수 없는 인간이다.

하지만 이러한 분노만으로는 다시 이런 사고를 막아낼수는 없다. 앞으로 계속 살아야 할 우리들은, 이번 사고를 보고 돌을 던지는 것으로 지금의 울분을 던져버릴수도 있겠지만, 또한 들고 있는 돌을 하나하나 앞에 쌓아서 사고라는 파도를 막는 제방을 쌓아야 한다. 소를 잃었더라도, 우리는 아직 아흔아홉마리의 소가 남아있고, 외양간은 고쳐야 한다.

선장은 처음에 자신이 죄를 지었는지에 대한 아무런 의식이 없었다. 그저 사지에서 살아 나왔다는 안도감만이 본인을 지배했으리라. 죄의식없는 죄는 결국 200명 가까운 사람을 삼켰지만, 사실 엄밀히 따지고 보면 선장이 사고를 낸 것도 아니다. 14시간 가까운 항해에서 선장 이외의 교대인력이 일을 맡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 사람에게는 무엇이 결핍되어 있었을까?

인간에 대한 예의, 생명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 같은 뜬구름잡는 소리를 하고 싶은것이 아니다. 이 사람은 사고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아직도 선장은 배가 왜 뒤집혔는지 갈팡질팡 하고 있다. 적어도 한 배를 책임진 사람이라면, 자신이 맞닥뜨린 사고에 대해서 원인과 그 대처방법에 대해서 누군가 전달해주던, 아니면 스스로 익히던 알고 있어야 하지만, 전혀 그런 것을 알지 못했다. 결국 이 “무지”가 화를 불러왔는데, 그렇다면 무식한게 죄니까 무조건 이 사람에게 돌팔매를 던지면 될까?

이 사람을 임시 선장에 앉힌것은 청해진해운이다. 이 사람을 배의 책임자로 임명시킬때, 어떠한 주의사항도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면 그것은 개인의 잘못만으로 볼 수는 없다. 물론 이 사람도, 일을 얕잡아보고 자신이 맡을 수 없는 일을 맡은 죄는 있지만, 적어도 그 과실이 100%라고 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선박의 안전은 회사 혼자 책임져야 할까? 한국은 여객운수 영업에 있어서 허가제를 따른다. 즉 국가에서 허가하지 않은 정기운수행위는 불법으로 간주한다는 뜻이다. 청해진해운이 아무리 사기업이라고 해도 국가의 허가를 받고 영업하는 운수업체인 이상, 안전교육 및 가이드라인 작성은 국가의 책임이다. 하지만, 청해진해운이 받은 국가의 “지도”는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청해진해운은 선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상상황에 대한 훈련 계획을 해양항만청에 제출했지만, 제대로 지켜진것은 한번도 없었다. 운항관리계획서를 통해서 인가받은 “멋진 훈련 계획”은 그저 종이 위의 망상에 불과했다. 이 훈련중 하나라도 제대로 이뤄졌고, 훈련의 내용을 조금이라도 숙지하는 사람이 조타실에 있었다면 이번 사고가 이렇게 커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청해진해운과 해양선박 관리행정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아직 더 많은 똥덩어리들이 남아있다.

1년에 한건씩 학생 체험학습에서 대형참사가 난다는 것 자체가 이미 학생 단체활동에 있어서 구조적인 결함이 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몇년전부터 학생수련활동에서의 최저가입찰제를 시정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여러 곳에서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일선 학교에서는 1인에 1천원 내외의 여행자보험 가입만을 보태놓고 안전기준을 준수했다며 여전히 최저가입찰제를 고수하고 있다. 심지어 최저가입찰제를 도입한 상황에서도 교장 혹은 담당 관계자들은 계속 리베이트를 챙기고 있었다. 리베이트를 근절하기 위해 학교운영위원회를 만들었더니 운영위 전체에게 리베이트를 돌리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결국 이러한 리베이트들은 학생들의 안전과 행복을 위한 비용에서 빠져나가는 것이다.

우리는 지난 태안 참사, 마우나리조트 참사와 이번 세월호 참사를 1년도 안되는 간격으로 겪고 있다. 안전기준은 달라지지 않았고 지난 태안 참사때 수련회를 주관했던 여행사는 아직도 정상 영업중이다. 학생들은 “추억”이라는 뜬구름 잡는 단어를 위해서, 학부모와 교사들은 “단합”이라는 명목으로 아이들을 사지로 내몰고 있고, “동의서”는 동의가 아닌 “나는 강요를 받았습니다”라는 자백서 비슷하게 여전히 쓰여지고 있다. 누군가가 수련회를 가지 않겠다고 말하면 모두 역적으로 몰리는 것 부터, 최저가입찰, 리베이트 관행, 저가여행 관행 모두 뜯어고쳐야 한다. 아니, 사실 더이상 수학여행이 가지는 의미는 0에 가깝다.

해외여행이나 단체여행은 이제 딱히 드문 일이 아니다. 누구든 해외로, 경주로, 제주도로 여행을 떠날 수 있고 마음 맞는 친구들끼리도 얼마든지 길을 나설 수 있다. 왜 꼭 학교가 나서서 이런 여행을 주도해야 할까? 누구누구가 소외된다는 핑계로 아무도 행복하지 않는 여행을 만드는 것은, 그동안 우리가 낡은 것에 대해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았기 때문 아닐까?

우리는 이 사고 이전에도 수많은 사고를 겪었지만, 사실 아무것도 배운 것이 없다.

경주 마우나리조트는 체육시설 용도로 허가된 실내체육관을 공연장으로 사용했다. 수십킬로와트의 앰프가 강당을 메웠을 것이다. 50년만의 기록적인 폭설이 내리는 날, 아무도 건물이 무너질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누군가 “이건 안돼”라고 말했다면 적어도 그 곳에서 깔려죽을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강압적인 문화와 황금만능주의는 아무도 현금 앞에서 “안돼”라는 말을 하지 못했다.

태안에서는 그저 해병대 출신인 조교가 말도 안되는 훈련을 지시했고, 결국 사람을 죽였다. 명백한 살인이 저질러졌음에도 수련회는 계속 떠나고 있고, 지금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크고 작은 사고가 계속 벌어지고 있다. “단합과 극기를 기른다”라는, 학생들에게 딱히 도움이 될 지 의문인 것을 강요하기 위해 우리는 다섯의 창창한 젊음을 떠나 보내야 했다.

전 국민의 개인정보가 털렸다. “개인정보 관리회사” KCB는 거의 모든 여신회사가 공동으로 이용하는 신용정보회사이다. 인가되지 않은 정보장치가 정보망 내부를 들낙거렸고, 테스트 데이터라고 NDA만을 믿고 (NDA같은걸 썼을지도 의문이다) 고객의 정보를 USB에 한가득 담아줬다. 그리고 대한민국 신용은 멸망했다.

화왕산 억새 태우기 사건은 아예 지역 산림청에서 안전 가이드라인까지 마련했고, 심지어 그 가이드라인을 지켜 6년동안 성공적인 행사를 진행했음에도 “이번에는 제대로 안 해도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7명의 사망자를 냈다. 어떻게 하면 안전할 수 있는지를 알고서도 지키지 않았던 이번 사건은 아마 가장 멍청하고 어이없는 일일 것이다.

더 열거하자면 끝도 없다. 아예 인가도 안 받은 시설에 아이들을 맏겼던 씨랜드 화재사건, 불이 나서 빠져나가려던 학생들을 “돈 내고 가라”고 막은 인천 호프집 화재 사건, 화재 대피 요령도 숙지하지 않았던 기관사와 불연재따위는 사용하지 않았던 지하철 열차가 만들어낸 대구 지하철 참사, “왜 무너졌을까?”라는 의문을 던지기도 전에 “대체 이런 건축물이 어떻게 8년을 버텼을까”라는 의문을 던지고 무량판 구조의 우수함을 알린 삼풍백화점 붕괴사건, 교량판이 들떠서 철판으로 위를 막아놓고도 통제를 하지 않았던 성수대교 사건까지…… 우리는 대비할 수 있었던, 수많은 경고가 있었던 사고들을 겪어가면서 안전을 배웠지만, 돌아서면 잊어버렸고, 결국 모두 죽었다.

지금도 제2롯데월드 공사장에서는 하루가 멀다하고 사고가 터지고 있다. 분명 중단되어야 하는 공사지만 “국익”, “국가 이미지”타령하면서 규제혁파 바람을 타고 미친 공사가 진행중이다. 착공 이후 4차례나 중대형 사고가 반복되고 있지만 아무도 공사를 중단시키지 않고 있다. 근로감독관을 파견하면 “감독관을 피해서 일하라”라는 미친 무전만 날라다니고 있다. 국방을 말아먹을 줄 알았더니, 아예 그 이전의 국민의 생명을 말아먹고 있다.

다시 말하지만, 우리는 아무것도 배운 것이 없다.

사람이 죽어야만 고쳐질 것이라는 말을 자주 하던 시절이 있었다. 수많은 안전불감증의 사례 앞에서 우리는 “사람이 죽으면 고쳐지겠지”라는 일말의 희망이라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제 사람이 죽는다고 고쳐지는 일은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수백명이 죽어도 아직까지 탑승자와 희생자마저 제대로 파악이 안 되고 있다. 아예 누가 죽었는지 모르면 사고가 잊혀지겠다는 발상일까? 4백명 가까운 인명이 걸린 상황에서도 해양경찰은 크레인선 사용료 때문에 어디서 불러야될지를 몰라 12시간이라는 생명의 시간을 날려먹었다. 이런 모든 것을 설명하기에는 유약함이라는 단어조차 과분하다. 그저 우리는 모두 멍청했을 뿐이다.

누군가를 지목해서 그를 향해 손가락을 뻗기는 쉽다. 하지만, 결국 이 모든 것은 돌고 돌아서 자신에게 온다. 모든 사고에 완벽한 책임이란 없다. 심지어 범죄에도, 우리는 범죄를 막기 위해 경찰을 세웠고, 군대를 세웠으며 또 법과 도덕을 세웠다. 그 체계가 무너진 결과가 범죄이고, 심지어 범죄의 가해자 역시 어느새 선량한 모두로부터의 피해자가 될 수 밖에 없다.

부디 이번만큼은, 또 하는 말이지만 제발 이번만큼은 이번 사고를 통해 “안전”이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을 상기했으면 한다. 남은 모두의 무사 귀환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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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te/yuseong/1 해와 달의 새벽

또각

아무도 없는 목운대학교 도서관 세미나실에 발소리가 들린다. 아주 천천히, 그리고 신중하게 딛는 것 같은, 머뭇거림과 기대, 그리고 또 망설임을 담은 발자국 소리만이 실내를 울린다. 이 곳에는 아무도 없다. 아니, “아무것도 없다”. 지금은 새벽 3시 7분. 학교의 보안 시스템이 분명 경보해야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아무도 쫒아오지 않는다. 그럴 수 밖에. 이 발소리가 울리는 곳을 바라보아도

아무도 없다.

또각.

날카로운 구두 소리. 체중은 그렇게 무겁지 않고, 키는 작은 사람인 것 같다. 구두의 굽이 두껍지 않은지 바닥과 닿는 파열음이 경쾌하다. 또각. 공간을 울리는 소리는 아주 천천히 천천히 빨라진다. 마치 이제 자신을 가진 다는 듯, 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빠르지 않게. 그렇게 아주 천천히 빨라지는 발걸음 소리. 또각. 세미나실의 아랫쪽 구석에서 울리던 소리는 이제 점점 연단으로 다가가기 시작한다. 또각. 어느새 연단 앞에까지 다다른 소리.

스위치가 올라가는 소리가 난다. 지금까지 어둠에 잠겨 있었던 세미나실이 밝아진다. 그리고 연단 위의 화이트보드에는 보드마카만으로 정성들여 그려진 팔진만다라가 있었다. 그리고 어디선가, 소녀의 흐느끼는 듯 한, 겁에 질린듯한 목소리가 크지도 작지도 않은 세미나실을 집어 삼킬듯 울리기 시작했다.

“청대작 천원정 심여강래 지본원,

염원하니 이 시대를 삼킬 기사여, 모든 짐승의 제왕이여, 모든 나라의 귀신이자 모든 인간의 원한이여, 이곳에 임하여 모두를 벌하고, 그 죄를 갚으라!”

 

한 가운데에서 소녀의 모습이 나타났다.  대학 신입생 같은 나이에, 하지만 검은 정장에, 한 손에는 보리이삭과 곡옥을, 다른 한 손에는 붉은 검집에 담긴 검을 쥔 모습이 나타났다. 쇼트커트와 맑은 피부에 어울리지 않는 겁먹었지만 당돌한 눈을 가진 작은 소녀. 그리고 그녀의 눈 앞에는, 교탁 위에 붉은 천을 덮고, 그 위에는 낡은 해골 하나와 말 안장이 놓여있었다.

“깃드소서, 서로 남으로 동으로 북으로 나라를 일으킨 그 포악한 호랑이여, 이곳에 깃드소서, 다시 모두를 발치에 뭉갤 그 비범함이여, 이곳에 깃드소서, 못 다 이룬 요동과 중화를 정벌하고, 남으로 왜까지 힘을 뻗을 그 위대함이여, 이곳에 깃드소서! 동으로 서로, 남으로 북으로 모두를 발치에 둘 남자여!”

소녀의 외침에 정적하던 밖이 갑자기 먹구름의 우뢰소리로 시끄러워졌다. 세미나실의 안장과 해골은 갑자기 붉은 빛과 푸른 빛이 번갈아 나타나며 발광하고, 곡옥은 해골 위에서 불길한 소리를 내며 울고 있었고 보리 이삭은 갑자기 씨에서 싹이 나오더니 해골로 붙어 덩굴을 이뤄 모든 것을 감싸기 시작했다.

소녀는 마치 당장이라도 울 것 같은, 아까의 당참은 온데간데 없이, 사방에서 보이는 기괴한 현상들에 몸을 사시나무처럼 떨면서도, 마치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는 것 처럼 다시 자세를 가다듬었다. 발을 어께 넓이로 벌리고. 검신을 가운데로 정렬해 앞에서 검을 뽑아 들었다. 3척의 검을 뽑으니 검과 검집의 길이는 소녀의 키를 훌쩍 넘는 것 같았다. 한 손으로 들기 버거울듯한 검을 다시 가다듬고, 칼집을 앞의 교탁 위, 해골 앞에 놓은 뒤 나머지 손을 칼 손잡이로 가져갔다. 그리고 칼을 힘껏 위로 들어 세웠다.

와장창

몰려드는 폭풍에 창문이 깨지기 시작했다. 소녀의 몸에 딱 달라붙는 스커트도, 뺨도, 머리칼도 찢어졌다. 하지만 교탁 위의 물건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 바람이 좋다는 듯 혼자서 딱딱 소리를 내며 떨고 있었다. 보리 줄기에 매달려있던 싹은 어느새 무한히 자라 보리 수십단을 묶은 것 같은 기둥이 되었고, 곡옥은 이제 청량한 소리를 내며 세상의 모든 빛을 내뿜고 있었다. 해골은 보리가 만든 단 위에서 여전히 빛을 뿜고 있었다.

“오시오, 왕을 죽이고 왕을 세운, 새 역사를 쓴 이여, 대륙을 무찌르고 발치에 굴렸던 그 광기의 폭력이여, 연개소문 장군이여!”

 

소녀는 칼을 잡고 있던 한 손을 품으로 가져가, 부적을 꺼내 앞으로 날렸다. 그리고 칼로 빠르게 부적을 찔러, 앞에 그려진 만다라에 꽂았다. 아까 발을 부들부들 떨던 소녀는 어디로 갔는지, 지금은 몸을 거침없이 날리고 검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한 사람의 투희가 그 곳에 있었다.

밖에서 우뢰의 소리가 온 동네를 관통한다. 벼락은 계속 되다 못해 낮처럼 밝고, 하늘은 마치 오늘의 역사를 막으려는 듯 미친듯이 비와 바람을 뿜어댔다. 불길한 바람 소리는 이미 모든 창문이 깨진 이 세미나실을 울렸지만, 앞의 교탁의 광채는 물러날 줄 몰랐다.

그리고 마침내, 모든 광기를 종결하겠다는 의지인 것 같은 큰 우뢰 소리가 천지를 갈랐다. 순간 눈이 멀 것 같은 엄청난 섬광이 하늘에서부터 앞의 해골에까지 이어지고, 마침내, 소녀의 눈 앞에는

 

한 사람의 소녀가 서있었다.

 

“야 아니 내가 좀 사람 많이 죽였기로서니 무슨 사람을 원태조 얘기하듯 하네 야 내가 그래도 남편도 잘 돌보고 아들 셋까지 길러온 애엄만데 말야 좀 이쁘다던가 자상하다던가 현모양처라던가 그런 얘기 좀 넣어줄 수 있는거 아니였냐? 뭔놈의 사람을 완전 마라로 얘기를 해? 나 그렇게까지 사람 많이 안 죽였다. 응? 그리고….”

검은 정장의 소녀는 도대체 영문을 알 수 없다는 듯, 앞에 서있는 꼭 자기와 같은 또래의, 머리에는 띠를 두르고 어피갑옷을 입은 소녀를 멀뚱멀뚱 쳐다보고만 있었다. 그리고, 어안이 벙벙해서 앞의 뭔가 이상한 여자가 얘기하는 걸 듣는둥 마는둥. 대꾸도 할 새 없이 그저 허탈해하다가 겨우 입을 열었다

“저….. 누구.. 세요?”

그리고 소녀의 눈에는 또 다른 섬광이 보였다. 앞의 갑옷의 소녀가 허리춤에서 단도를 집 째 꺼내서 머리를 정통으로 가격한 것이다.

“야 초면에 그것도 니가 불러가지고 왔는데 그건 아니지 내가 성은 천이요 이름은 연 개소문이다. 니가 불러놓고 어떻게 그렇게 얘기를 할 수가 있냐”

“네? 니가 연개소문?”

“니가라니!”

또 섬광이 비춘다.

“그래 내가 연개소문이다. 작명은 대막리지요 태왕태부에 태대대로에 동부대인이며, 왕의 외조모였던 고구려 최고군사위원장이였단 말이다.”

“헤에…. 쟈 네요! 연개소문이 어떻게 여자일 수 있는데? 역사서에도 전부 남자라고 나오고 5척이 넘는 키에 괄괄한 성격이라고 돼있더만, 그리고 니가 썼다는 저 칼도 니 키보다 크겠다. 당신 진명이 뭔데 지금 여기 끼어든거야 응? 이쪽은 우리 집안 부동산 400억이 걸린 일이라 장난 할 기분 아니거든요? 그리고 최고군사위원장이라는건 또 뭐야 위키 검색을 이름 비슷하다고 김정일로 한거 아냐?”

“이런 싸가지가 아가리 자세 고쳐라 이년아 내가 너보다 산것만도 4배는 넘게 살았고 태어난건 1300년 전이야 인마”

말도 안되는 일이다.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영문을 모르겠다. 이런 걸 보고 멘붕이라고 하던가?

“으음.. 으음. 으음… 으음.. 그렇단 말이지…”

앞의 소녀는 왠지 모르게, 내 옆에 TV라도 있는 것 처럼 쳐다보다가, 알 수 없는 혼잣말을 중얼거린다. 그리고 또 입을 뗀다.

“아무래도 지금 세계에서는 내가 남자로 알려져있고, 아까 네가 나를 부를때 했던 말 처럼 괴팍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있나보구나. 먼저 좀 알았으면 놀라지 않게 자기 소개라도 깔끔하게 할 것을, 아쉽구나. 그래 내가 바로 왕과 180 대신을 죽이고 수나라 양광을 쳐부순 대막리지 천 연개소문 맞다. 네가 아마 내 대부인 것 같구나”

“아 네…. 그러니까 연개소문이라는 건 알겠는데, 왜이렇게 어린 모습으로 오셨어요? 위엄이고 나발이고 없는 것 같은데…”

“예끼! 이몸께서 그래도 여자 아니더냐. 나름 사내놈들을 후리고 다닐 적 모습이 이 몸에게는 가장 자랑스러운 나날이기에, 언제나 이 모습으로 다니려고 노력하고 있다”

“저.. 그러니까 그럼 뭐 별 의미 없지만 현생한 나이가….”

“스물 하나 되느니라”

 

“딱!”

“무엄하도다! 어디 대막리지에 손지검인거야”

아까와 비슷한 타격음이지만 이번에는 대상이 다르다. 붉은 칼집의 윗 부분으로 스스로를 연개소문이라고 이름 댄 소녀에게 날린다.

“아니 대막리지고 대막걸리고 나발이고 이봐요 왜 내가 저런 영창을 했을 것 같은데? 우리가 진짜 역사를 아냐고? 몰라! 나도 있는 골동품 중에 골라 보니까 고구려대꺼가 많아서 연개소문으로 찍은거지. 뭔가 역사가 틀어진 거 아냐?”

“안 틀어 졌다니까! 안 틀어 졌어!”

제대로 역사가 전달돼 왔으면 이런 일이 없었겠지. 하지만 역사는 우리가 태어나기 전의 일이기 때문에, 혹은 문자조차도 발명되지 않았던 시절의 이야기가 내려온 것이기 때문에 정확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하지만 남녀 관계가 바뀐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그러니까, 이 쪼끄만 꼬맹이 – 그러니까 나보다 나이 어린 꼬맹이가 동양에서 가장 악명높은 살인귀중 한명인 연개소문이라고?

“자, 이런 스산한 곳에서 계속 이야기하기도 그렇지. 네 집으로 안내하거라. 대합전을 위해서 날 부른게지? 그럼 그에 맞는 대접을 하거라 소녀. 그나저나 오랫만에 현신하는 것이다 보니 매우 배가 고프구나, 자! 먹을 게 있는 곳으로 안내하거라! 강산이 수백번 이상 변했으니 맛있는 것도 그만큼 많을테지.”

배짱 한번 좋다. 일단 나도 너무 힘을 많이 쓴 것 같아 당장 허기지기도 하고, 제대로 된 먹을거리를 하루종일 수양한답시고 입에 대지도 못했으니, 당장 열어있을 만한 식당으로 가야 겠다.

“집에는 변변한 먹거리도 없고, 근처라고는 해도 한 20분은 걸어가야 하는 곳에 제대로 된 식당이 있어. 그곳으로 갈까? 아무래도, 일단 허기를 달래는 게 우선인 것 같아.”

“좋다. 근데 왜 갑자기 말이 짧아지는게냐. 내가 스물하나의 나이로 나오긴 했다만 그래도 너희들 생각으로 따지면 천살이 넘었거늘”

“그럼 천 살 모습을 하고 다니시던가.”

퉁명스럽게 쏘아붙이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뭐랄까, 너무나도 당연하게 믿고있었던 시험 결과가 F학점을 맞은 듯한 이 미묘한 기분을 어떻게 형언해야 할까. 어찌되었건 이런 말이 효과가 있었는지, 스물 한살 어피갑옷의 여인네는 입 닫고 가던 길을 재촉하고 있다. 뭐, 일단 한시름 놓는다고 봐야지.

 

우리는 묵묵히 한 십여분을, 근처의 적막한 풍경과 간간히 오는 차 소리와 함께 걸었다. 그리고,아마도 갑천교쯤 이르러서, 연개소문 소녀는 다시 입을 열었다.

“네놈은 자동차라는게 없느냐? 갑옷이 아까 비에 젖어 무거운데, 걸어가기가 매우 힘들구나”

“면허가 없어. 차야 사면 되는데 운전하는게 영 나하고 맞지 않더라고.”

두 소녀가 비에 쫄닥 젖은 채로 도안동 아파트 단지 안을 걷고 있다. 한 소녀는 사극에서 지금 튀어나온 것 같은 어피갑옷에 오중검을 허리춤에 차고, 두건에는 대막리지의 문장옥을 달고 있다. 신발은 신발이라기 보다는 발에 밑창을 묶어놓은 모습에, 뒤에 철로 된 굽이 따각따각 시끄러운 소리를 내고 있다. 미끄럽지도 않나.

나는 무슨 에로 게임 주인공같은 몰골을 하고 있다. 여기저기 찢어진 옷에, 뺨에도 찢어진 자국이 선명하다. 여기저기 가볍게 찢어진 상처가 피투성이이긴 한데, 걸으면서 손수건으로 일단 보기 흉하지 않을 정도로만 닦아주고 있다. 비에 젖은 물기도 있겠다 핏자욱이 지워지는 것이 크게 무리는 아니였다. 다만 살짝살짝 쓰라림이 느껴지는 게 좀 기분 나쁘다.

“허허 이상하구나. 내가 이십년 전 현세했을때의 대부는 자동차도 있고 말도 있고, 나름 내 불편한 것 없이 대해줬는데 말이다. 나를 불렀다면 분명 이 동네의 꽤나 잘 나가는 집안의 처자일텐데, 희한하게도 네놈은 그런 것이 없구나. 어찌 된 일이냐? 무슨 일이 있었던게냐?”

“그냥 취향 문제야. 그리고 너는 정히 힘들면 영령화라도 해서 잠깐 사라지면 되잖아. 뭘 그렇게 말이 많아?”

“영령화 하면 이 세상이 어떤 곳인지 알기 힘들지 않느냐. 나도 내 마음대로 할꺼다. 신경쓰지 말거라 흥”

그렇게 터덜터덜 걸어 갑천을 건너 패션월드 앞 만복순대국밥에 도착했다. 예전에 카이스트에 있을 때 자주 다녔던 국밥집. 익숙하게 방으로 올라가 자리를 잡으려는데, 저 어피 갑옷이 여러모로 발목을 잡는다

“신발을 벗어야 하지 않는가, 왜 그런곳으로 가는가 곤란하게”

아.. 그러고보니 내 몰골도 왠지 방석을 더럽힐 만한 상황이다. 다시 구두를 (힘겹게) 신고, 테이블석으로 가 자리를 잡았다.

“저기 뭐 깔끔한 먹을거리는 지금 시간은 없어서, 이런 것 괜찮아?”

“음, 이 몸 순대국밥은 이전에 현현했을때 먹어본 적 있다. 괜찮다. 근데 여기는 왠지 냄새가 그때와는 다르구나”

“어. 좀 낮설긴 할꺼야. 근데 말야”

 

“순대국밥 두개요”

우리가 말을 하건 말건 아주머니는 밥상에 깍두기, 김치, 파절임, 다대기와 순대국밥을 올렸다. 언제나 배를 자극하는 이 농진한 돼지 비린내. 젊은 처녀가 이런 걸 먹는다고 하면 뭐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일단 난 이런게 좋다. 여러모로 지칠때 먹으면 “아 고향이다”라는 느낌이 올라오는 이 느낌. 하루 종일 몸에서 이 비린내가 나지만, 그것조차도 또 다른 쾌감이다. 이런 날 변태라고 불러다오.

“으…. 이런 건 처음이다. 내가 살던 고려에서도 이런 건 없었는데 말이다….”

“일단 먹어봐. 지금 당장 선택할 수 있는게 이거밖에 없어”

비를 쫄딱 맞고, 게다가 나는 행색이 거지꼴이다 못해 경범죄에 걸릴 수준의 옷의 생채기를 안고 있는 바람에, 평소의 식당이였다면 누구에게든 시선을 빼앗았겠으나, 지금은 그런 타이밍이 아니다. 새벽 5시, 해가 뜨기 시작하고, 모두는 잠들어 있는 시간. 그저 순대국밥집 한곳만 묵묵히 적막을 열고 있을 시간. 이 시간에 오는 사람이라고는 술꾼이나 예전의 나같은 야근노동자들 뿐이다.

“어찌되었건, 물어볼게 있는데”

“궁금한게 있다면 물어보거라. 자신있게 대답해주마”

“너 진짜 연개소문 맞아?”

“아까 그렇게 설명하지 않았더냐?! 내가 왜 그런 설명을 구구절절 곁들여서 너를 설득해야 하는 지 모르겠다. 본인도 인정하고, 네놈도 부른게 다름 아닌 이 연개소문인데, 왜 계속 물어보느냐”

“아니, 아무래도 생각하고 있는 이미지랑 다르달까…. 음… 뭐랄까…”

이 형언할 수 없는 기분을 글로 풀어내는 자, 노벨문학상을 받으리라. 생각을 거듭하며 순대국밥을 두어숟갈 입에 떠 넣는다. 그리고 오물오물 씹으며 대체 무슨 말로 이 상황에서 내가 이렇게 인지부조화로 헤매고 있는지를 이 처자에게 설명해야 하는데, 적당한 말이 참으로 떠오르지 않는다.

“일단 내가 기대했던 것 하고는 완전 달라서. 지금까지 전승되는 사서에는 어디에도 연개소문이 여자라는 말이 없었거든. 설령 다른 학설이나 기록이 있더라도 일단 그 때는 남성사회 아니였어? 왕도 전부 남자였고. 아무래도 이해가 안되는게 한두개가 아니라서.”

“어허… 천년을 지나도 남성에 대한 환상은 여전하구나. 사실 지난번 현현했을 때도 비슷한 물음이 끊이질 않아서 내심 속이 안 좋았느니라. 별로 중요한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뭔가 설명했으면 좋겠지만, 그저 말하고자 한다면 우리 때에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였기에, 별다른 이론을 내세울것도 마뜩치 않구나”

“하긴 그래… 당연한 걸 설명하라고 하는 것 만큼 힘든것도 없지. 그 마음 이해해. 내가 지금 이 상황에서 황당해하는걸 너한테 얘기 못하는 것 처럼 말야.”

그리고 한동안 말 없이 국밥을 먹으며 그저 식사가 끝나기만을 두 사람이 함께 기다리고 있었다.

“소주 한잔 할래?”

“좋다. 우리 대부 호인이로구나”

어색한 분위기도 깰 겸, 소주를 시킨다. 서로의 잔을 채우고 잔을 앞에 기울인다.

“어찌되었건 우리는 이렇게 만났다. 그대는 나의 대부로서, 나는 그대의 분령으로서 승리를 향해 함께 하여야 하니, 서로 팔이 되고 다리가 되어 서로 지키자. 그리고, 이 성배전쟁에서 이기자.”

“어쨌든, 이겨야지.”

생각보다 짧고 담백한 건배사로 잔을 나누고, 우리는 주종관계를 맺고, 술이 두세병 더 들어갈 때 즈음 해서 밖으로 나왔다. 어느덧 일곱시. 도로는 아침 출근하는 사람들의 인파가 몰리기 시작하고, 오늘부터의 “나”는 새로운, 아니 완벽하게 이형의 일상으로, 이 분령과 함께 뛰어들어야 한다. 미덥지 않은 부분은 접어두자. 오늘 할 수 있는 것은 별거 없으니까. 일단 가서 목욕하고, 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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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te/yuseong

그리 넓지 않고 또 쓸데없이 복잡한 유성에서 펼쳐지는 9인의 서번트와 마스터의 거대한 성배전쟁!

*픽션입니다. 소송걸지 마세요

1. 시작의 세 가문 : 여흥 민씨, 공주 이씨, 은진 송씨

송시열의 계를 받은 은진 송씨 가문은 한밭에서 조금 떨어진 웅주, 대덕에 그 터를 잡고 집성촌을 만들어 살아가기 시작한다. 하지만 유성은 열과 냉의 기운이 계속 섞이는 한반도 계룡산맥의 근원의 도시. 은진 송씨 11대손 송재기 도사의 힘을 빌어, 그 땅과 하늘의 기운을 합하여 천도를 열려 하였으나, 이 곳은 정씨가 왕이 될 땅이라 하여 배척당한 뒤로 땅의 안정만을 위해 물이 많은 배를 길러 그 화기만을 가라 앉히려고 하였다. 이리하여 동네 이름도 가수원이 되고, 송씨의 세력은 지역에서 뿌리를 내려 지역을 평안하게 다스렸다. 하지만, 임진왜란 이후 쓸만한 과수목들이 전부 뿌리 뽑혀지고, 땅에 뿌려진 피로 양기는 더욱 뻗쳐 오르는 상황. 이에 은진 송씨는 당시 공주목의 공흥 이씨, 옥천군의 여흥 민씨와 함께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풍수법을 근간으로 하여 서쪽에는 법력을 기반으로 하는 온천을 뚫어 땅의 뜨거운 기운이 바로 밖으로 나가도록 하였고, 동쪽에는 지맥의 운기를 조절하여 만든 큰 하천인 갑천을 둘러 음기의 찬 물이 항상 흘러 음양의 조화를 이루고자 했다.

이렇게 임진왜란 이후 3백년동안 음양의 조화는 큰 부침 없이 지역을 이끌었고, 이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 시작의 세 가문은 계속 노력해왔으나, 청일전쟁, 한일합방,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3.1운동의 주요 학살지가 된 서대전네거리의 원령이 떠나지 못하고 기가 강한 유성으로 몰리는 바람에 유성은 다시금 위기를 맞이한다.

1961년, 해방 후 안정을 찾고 다시 돌아온 시작의 세 가문은 다시금 유성의 정상화를 꿈꾸며 원대한 계획을 세운다. 남쪽으로는 갑천의 반 규모인 도솔천을 유성 전체를 가로지르고록 만들고, 북에는 충남대학교를 중심으로 한 학문의 중심을 만들어서 학문의 양기가 감히 음기와 원귀가 침범하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또한 경하장을 중심으로 남녀의 밀회 장소를 만들어 땅에 차있는 양기와 음기를 조화시키기로 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계획만으로 끝났다면 좋았을 것을, 정부는 서울과 대충 가깝지만 핵이 터져도 영향 없을 정도로 멀다는 이유로 1970년 대덕군에 원자력연구소를 설치하고, 원자력연구소 이남 800만평에 대해 대덕연구단지를 지정하여 모든 과학기술 인재를 모이게 하였다. 지맥이 너무 강해 음양의 조화가 잘 이뤄지지 않는 이 유성에, 제대로 써보지 못한 양기들이 음기처럼 음울하게 사장되어 울고 있게 되는 것이다.

이리하여 젊은 양기를 더 잘 모여들 수 있도록 카이스트를 만들고, 주변에 엑스포를 유치하여 이쁜 도우미들이 항시 대기하게 하였으나 도우미들은 그 음울한 양기에 질려 도시를 뛰쳐 나갔고 카이스트는 젊은 애들도 별 다를 것 없다는 것만 알려주었다.

이런 가운데에 임시 방편으로 경륜장을 설치하여 도시의 음과 양의 무한정 발산지대를 만들고자 했으나 본인들이 생각해도 이건 미친 짓이라는 관계로 일단 보류하고, 역사상 처음으로 각 고을의 기운을 오롯이 받은 장사들을 모여 경연을 펼침으로서 사람의 모든 음양의 기운을 받아내고자 하였다. 이에 선발된 9인의 서번트는 다음과 같다.

1. 도안 : 마스터 민혜정 / 서번트 클래스 세이버, 진명 연개소문 (여)
2. 노은 : 마스터 류준하 -> 최혜민 / 서번트 클래스 캐스터, 진명 의녀 장금 (여)
3. 구즉 : 마스터 최점례 / 서번트 클래스 아쳐, 진명 셜록 홈즈 (남)
4. 신성 : 마스터 락샤타 메헨디 / 서번트 클래스 아쳐, 진명 디어뮈드 오 디나 (남)
5. 충남대학교 : 마스터 이준봉 박사 / 서번트 클래스 랜서, 진명 에이다 러브레이스 백작부인 (여)
6. 카이스트 : 마스터 렌샤오민 박사과정 / 서번트 클래스 버서커, 진명 니콜라 테슬라 (여)
7. 온천동 : 마스터 손 탁 / 서번트 클래스 어새신, 진명 홍길동 (성별불명)
8. 전민 : 마스터 복진기 박사 / 서번트 클래스 익스플로저, 진명 제랄드 불 (남)
9. 진잠 : 마스터 송종만 옹 / 서번트 클래스 사이코패스, 진명 이 제(양녕대군,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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